
증상은 없지만 심장에서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강아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을 위해 청진을 하다가 심장잡음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침도 없고, 산책도 잘하고, 식욕과 활력도 평소와 다르다면 보호자분께서는
“정말 심장병이 맞나요?”
“지금부터 심장약을 먹어야 하나요?”
하고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환자 역시 뚜렷한 심장 관련 증상은 없었지만 청진에서 심장잡음이 확인되어, 혈압 측정과 흉부 방사선 검사, 정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현재 심장의 상태를 단계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파랑동물병원에서는 단순히 심장잡음의 유무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진단을 전공한 수의사가 방사선과 프리미엄 심장초음파 결과를 함께 살펴 현재 심장병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1. 먼저 혈압을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의 체중은 3.9 kg, 수축기 혈압은 150 mmHg로 측정되었습니다.
심장질환 환자에서는 혈압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강아지는 병원에 오면 긴장이나 흥분으로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 번의 혈압 측정값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환자의 150 mmHg는 즉시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 수준은 아니며, 추후 진료 시 안정된 환경에서 반복 측정하며 함께 관찰할 예정입니다.
청진상 부정맥이 뚜렷할 경우 심전도 검사를 추가로 진행 합니다.
2. 다음으로 흉부 방사선 검사를 확인합니다
심장질환이 의심될 때 심장초음파만큼 중요한 검사가 흉부 방사선 검사입니다.
심장초음파가 심장 내부의 판막과 혈류를 세밀하게 확인하는 검사라면, 흉부 방사선에서는
심장의 전체적인 크기와 형태
좌심방 확장 여부
폐혈관의 상태
폐울혈 여부
폐수종 발생 여부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촬영한 영상은 앞으로 심장병이 진행하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 영상(Baseline) 이 됩니다.


심장이 커져 있는지도 숫자로 확인합니다
방사선에서는 단순히
“심장이 커 보인다”
라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 길이를 기준으로 심장 크기를 수치화하는 지표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 VHS(Vertebral Heart Score) 와 VLAS(Vertebral Left Atrial Size) 는 지표를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의 영상에서는 대략
VHS 약 10.2 V, VLAS 약 2.2 V
정도로 평가되었으며, 방사선상 뚜렷한 심장 확장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폐정맥 울혈이나 심인성 폐수종을 의심할 만한 폐 변화도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3. 이제 심장초음파로 심장 내부를 자세히 확인합니다
흉부 방사선에서 심장의 전체적인 크기와 폐 상태를 확인했다면, 심장초음파에서는 심장 안쪽을 보다 세밀하게 살펴봅니다.
심장초음파는 단순히
“판막에서 피가 새는지” 만 보는 검사가 아닙니다.
판막의 형태와 움직임, 심장방의 크기, 심장의 수축과 이완 기능, 혈액이 흐르는 속도와 방향까지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강아지에서 흔한 심장병, MMVD
이번 환자에서는 이첨판(승모판)의 퇴행성 변화(Mitral valve degeneration) 가 확인되었습니다.

MMVD는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우리말로는 이첨판 점액종성 변성이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강아지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후천성 심장질환입니다.
심장의 왼쪽에는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는 이첨판(Mitral valve) 이 있습니다.
이 판막이 점차 두꺼워지고 변형되면 심장이 수축할 때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못하면서 일부 혈액이 좌심실에서 좌심방 방향으로 다시 새게 됩니다.
이를 이첨판 역류(Mitral Regurgitation, MR) 라고 합니다.
실제 심장초음파에서 이첨판을 확인합니다
2D 영상에서는 이첨판의 형태와 움직임을 직접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에서는 이첨판의 퇴행성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컬러도플러를 이용하면 혈액이 흐르는 방향과 속도를 색으로 표현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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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환자에서는 심장이 수축할 때 이첨판을 통해 좌심실에서 좌심방 방향으로 역류하는 혈류(MR ; Mitral regulgitation)가 확인되었습니다.
영상에서 색이 여러 가지로 섞이며 소용돌이, 즉 와류처럼 보이는 부분이 역류 혈류가 발생하는 모습입니다.
좁아진 판막 사이를 혈액이 빠른 속도로 통과하면서 흐름이 불규칙해지기 때문에 이런 컬러 패턴으로 관찰됩니다.
이번 환자의 이첨판 역류는 전체적으로 Mild–Moderate 정도로 평가되었습니다.
좌심방이 커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LA/Ao 1.29
MMVD에서는 혈액이 좌심방으로 반복적으로 역류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좌심방이 점차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LA/Ao (좌심방 / 대동맥 직경 비교) 입니다.
이번 환자의 LA/Ao는 1.29 로 측정되었습니다.
LA/AO는 1.6이상 시 좌심방의 확장이 동반된 것으로 평가하는데, 현재는 의미 있는 좌심방 확장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MMVD 환자의 Stage를 결정할 때 좌심방의 크기는 매우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추적검사에서도 지속적으로 비교하게 됩니다.
좌심실의 크기도 체중에 맞춰 확인합니다


LVIDDn 1.61
강아지는 체중에 따라 정상 심장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좌심실의 길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보정한 LVIDDn이라는 지표를 함께 사용합니다.
이번 환자의 LVIDDn은 1.61 이었습니다.
MMVD Stage B2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준 중 하나가 LVIDDn 1.7 이상인데, 이번 환자는 아직 해당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즉, 판막의 역류는 존재하지만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할 정도로 확장된 상태는 아닙니다.
심장 수축 기능도 함께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의 FS : 61.1%, EF : 91.5% 로 일반적인 참고범위보다 높은 값을 보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심장이 아주 강하게 수축하니까 좋은 것 아닌가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첨판 역류가 있는 환자에서는 심장이 혈액을 대동맥 방향으로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부 혈액을 압력이 낮은 좌심방 방향으로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FS와 EF가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심장초음파에서는 FS나 EF 한 가지 수치만 보고 심장의 상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좌심방과 좌심실의 크기, 판막 상태, 역류 정도 및 여러 혈류 지표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현재 검사에서는 수축기 기능 저하를 의심할 만한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역류의 속도와 범위도 함께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에서는
MR area 30-50%, MR Vmax 5.78 m/s 로 측정되었습니다.
컬러도플러에서 보이는 역류 범위와 연속파 도플러에서 확인되는 역류 속도를 함께 확인한 결과 경도에서 중등도 정도의 이첨판 역류로 평가하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MR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곧바로 심장병이 심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류의 속도뿐 아니라 역류 범위, 좌심방과 좌심실의 크기, 폐혈관 및 폐 상태 등을 종합하여 해석합니다.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류 속도도 확인합니다

E peak 0.73 m/s
심장초음파에서는 심장의 크기뿐 아니라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혈액이 들어오는 속도도 확인합니다.
그중 E peak(E-wave) 는 심장이 이완되기 시작할 때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빠르게 유입되는 혈류의 최고 속도를 의미합니다.
MMVD가 진행하면서 이첨판 역류가 많아지고 좌심방의 압력과 용적 부담이 증가하면, 이완 초기에 좌심실로 유입되는 혈류 속도인 E-wave가 점차 높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E peak는 단순한 혈류 속도가 아니라 심장에 걸리는 용적 부담과 질환 진행 정도를 함께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이번 환자의 E peak는 0.73 m/s (73 cm/s) 로 측정되었습니다.
MINE score(Mitral INsufficiency Echocardiographic, 심장병의 '심각도'를 점수로 매긴 것) 에서 E-wave는 1.20 m/s 미만이면 1점, 1.20–1.50 m/s이면 2점, 1.50 m/s를 초과하면 3점으로 평가하는데, 이번 환자는 가장 낮은 1점 구간에 해당합니다.
심장의 이완 기능도 확인합니다

심장은 수축하는 기능만큼 수축 후 다시 충분히 이완하여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도 중요합니다.
이번 환자에서는 E peak : 0.73 m/s, E/A : 0.89, E/E′ : 15.61 로 측정되었습니다.
조직 도플러(Tissue doppler)를 포함하여 여러 지표를 종합했을 때 Impaired relaxation 형태의 이완기 기능 변화가 의심되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심장이 수축 후 다시 이완하는 과정이 조금 느려진 변화가 관찰되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만 현재 좌심방 확장이나 폐울혈, 폐수종과 같은 울혈성 심부전 소견은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심부전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향후 추적검사에서 함께 확인할 지표로 평가하였습니다.
이 환자는 E peak 자체는 0.73 m/s로 높지 않고, LA/Ao 역시 1.29로 좌심방 확장이 없으며 방사선상 폐울혈이나 폐수종도 없었기 때문에, 좌심방압 상승의 뚜렷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폐동맥과 우측 심장도 함께 확인합니다




심장초음파에서는 왼쪽 심장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환자에서는 MPA/Ao : 0.82, PV Vmax : 0.80 m/s, RPAD index : 30.95%, 삼첨판 역류(TR) 없음
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검사에서는 뚜렷한 폐고혈압을 시사하는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경도의 대동맥판 역류(AR) 가 함께 관찰되었지만 현재 심장에 의미 있는 부담을 주는 정도로 판단되지는 않았으며, 이후 재검 시 함께 변화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여러 지표를 한 번 더 종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체중 3.9 kg
혈압 150 mmHg
LA/Ao 1.29
LVIDDn 1.61
FS 61.1%
EF 91.5%
MR Mild–Moderate
MR area 30-50%
MR Vmax 5.78 m/s
E/A 0.89
E/E′ 15.61
Mild AR
No TR
방사선상 뚜렷한 심비대 없음
폐정맥 울혈 및 폐수종 없음
즉, 이첨판의 퇴행성 변화와 역류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좌심방과 좌심실이 의미 있게 확장된 상태는 아니며 울혈성 심부전 소견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최종 진단
이번 환자는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MMVD ACVIM Stage B1으로 평가하였습니다.
Stage B1은 쉽게 표현하면 “판막의 변화와 역류는 시작되었지만, 아직 심장이 약물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커지지 않은 단계”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4. 치료
Stage B1이면 심장약을 먹어야 할까요?
현재와 같은 MMVD Stage B1에서는 일반적으로 심장약을 바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심장약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심장병이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재는 판막의 변화와 역류가 존재하지만 심장이 아직 충분히 잘 보상하고 있기 때문에, 약을 미리 시작하는 것보다 심장 크기와 역류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추후 좌심방과 좌심실의 확장이 진행하여 Stage B2에 해당하게 되면 심부전 발생을 늦추기 위한 약물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장병에서는
약을 빨리 시작하는 것보다 필요한 시기에 정확하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까요?
현재는 Stage B1으로 약물치료보다는 정기적인 심장검사를 통한 변화 확인이 중요합니다.
환자의 나이와 품종, 심장잡음 정도와 초음파 소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6~12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재평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특히
새롭게 기침이 발생하는지
이전보다 쉽게 지치지는 않는지
산책을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가만히 있는데 호흡이 빨라지지는 않는지
잠을 잘 때 호흡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는지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실신하지는 않는지를 살펴봐 주세요.
특히 편안하게 잠들었을 때의 1분간 호흡수를 평소 기록해 두면 향후 심장 상태를 평가할 때 좋은 자료가 됩니다.
심장병은 ‘있다, 없다’보다 현재 단계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환자는 분명히 이첨판의 퇴행성 변화와 역류가 존재하는 MMVD 환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좌심방은 아직 의미 있게 커지지 않았고,
좌심실 역시 Stage B2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방사선에서도 뚜렷한 심비대나 폐수종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MMVD Stage B1.
치료를 서두르기보다는 앞으로의 변화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관찰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MMVD는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지만 진행 속도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증상이 생긴 뒤 처음 심장을 살펴보는 것보다 증상이 없을 때부터 현재 상태를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심장병 관리에서 중요합니다.
파랑동물병원의 심장초음파 검사
파랑동물병원에서는 영상진단을 전공한 수의사가 직접 심장초음파와 흉부 방사선 영상을 확인하고 판독합니다.
심장초음파에서는 단순히 이첨판 역류가 있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판막의 형태와 움직임, 좌심방과 좌심실의 크기, 심장의 수축과 이완 기능, 혈액의 속도와 방향, 폐동맥과 우심계의 변화까지
여러 지표를 하나씩 확인하고 서로 연관지어 해석하여 현재의 심장 상태를 평가합니다.
또한 파랑동물병원은 대학병원급 프리미엄 초음파 장비 Samsung V8 ONE을 이용하여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심장초음파는 작은 판막의 움직임과 빠르게 변화하는 혈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검사인 만큼, 선명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뿐 아니라 그 영상을 어떻게 얻고 해석하는지 역시 중요합니다.
영상진단을 전공하며 쌓아온 경험과 고해상도 영상 장비를 바탕으로 한 가지 수치나 한 장의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장 전체의 구조와 기능을 차분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불필요한 치료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필요한 치료 시기는 놓치지 않도록.
아이의 현재 심장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검사와 관리 방향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파랑동물병원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풍영철길로 20-6 1층 102호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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